9. 실제와 허구 사이의 간극
2025.12.18 목요일 (이 질문은 배우 김신록, 《배우와 배우가》(2023)에서 인용했습니다.) 앞서 언급되던 “재창조”는 어쩌면 9번 챕터를 위해 존재한다고도 할 수 있겠다. 우리는 실제의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종종 허구의 삶을 꿈꾸며 실제의 삶을 살아간다. 연기도 마찬가지이다. 배우는 실제의 삶을 살아가는 중이나 무대 위에선 인물을 연기하며 허구의 삶에 살을 붙여 실제의 삶을 대신 살아간다. 그렇다면, 우리는 실제와 허구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에서 어떻게 연기하며 살아있어야 할까. 그 해답은 “상상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무언가에 대한 상상을 한다. 내가 복권에 당첨되는 상상, 저녁에 맛있는 음식을 먹는 상상, 엄청난 배우가 되어 시상식에서 수상하는 상상 등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상력을 연기에 활용하는 것이다. 단순히 상황에 대한 상상뿐만 아니라 내가 해당 인물이 되고 상상 속의 상대방과 상상 속의 시공간에 존재하는 것이다. 상상력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지는 순간, 우리는 우주비행사가 될 수도, 1900년대 미국 농부가 되었다가도, 1392년 조선 건국을 목격하는 백성이 될 수도 있다. 이렇듯 우리는 상상을 통해 다양한 인물과 공간에 놓여질 수 있다. 그렇지만, 여기는 한 가지의 조건이 존재한다. 바로 창의적이고 풍부한 상상력이 동원되어야 우리는 다양한 무언가가 될 수도, 되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창의적이고 풍부한 상상력은 어떻게 얻고 구해질 수 있는가. 바로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하고 훈련하는 것이다. 시청각 자료라는 말에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해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 등이 있으며 이들의 대본, 해설집도 존재한다. 그리고 다큐멘터리, 유튜브 영상, 책(소설, 에세이, 시 등)도 존재한다. 특히 책에 관해 얘기하고 싶다. 책은 우리에게, 특히 연기를 전공하는 사람에게 매우 유익한 물건이다(다른 전공도 마찬가지!). 경제, 사회, 예체능, 의학 심지어 자기 계발 등 방대하고 다양한 정보를 글로써 제공받을 수 있다. 물론 스마트폰이 상용화된 21세기에서는 유튜브, 숏폼 영상 등으로 글뿐만 아니라 관련된 시각 자료를 같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영상자료는 상대적으로 머리에 오래 저장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존재하여 영상 속 내용을 글로 작성해두지 않는다면 책을 읽는 것을 권장한다. 책 속 정보를 통해 우리는 연기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소설, 에세이, 시를 통해 글 속 인물과 상황을 상상해내어 보다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갈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독서가 아닌 연기자에게는 하나의 훈련과도 같은 것이다. 대본 속 지문, 대사, 인물을 활용하여 머릿속에서 하나의 연극을, 뮤지컬을, 영화를 그려나갈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무대 위에서 실제로 느끼지 못하는 것들을 상상하고 창조해내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기존의 것을 보완해내어 더욱 독창적인 무언가를 관객에게 제공할 수도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