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자신도 모르게 되어진다
2025.12.11 목요일 (이 질문은 배우 김신록, 《배우와 배우가》(2023)에서 인용했습니다.) 어쩌면 위와 비슷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4번의 문항은 어떤 감각인지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면 이번엔 본인을 기준으로 해서 자신도 모르게 되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중점은 본인이다. 본인이 인지하고 있는지 혹은 인지 못 한 상태로 본인도 모르게 그러한 상태가 되어지는 것을 얘기하고자 한다. 위 문항에서 되어지는 감각은 상대의 말과 행동을 관찰하고 본인의 반응이 온전히 이끌려 나오는 것이 “되어진다”라고 얘기했다. 그렇다는 말은 상대를 인식하고 본인을 인식한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자신도 모르게 되어지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서 발생하여 본인이 모르는 지경에 까지 이르는 걸까. 일상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되어지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무언가에 강한 핀트가 꽂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해서 되어있는 상황이 종종 나온다. 연기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메소드라고 할 수 있는 정서적 결합, 인물에 대한 섬세한 분석과 상상력 등이 융합되어 연기에서 자신도 모르게 되어진다고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긍정적인 관점에 있어서 자신도 모르게 되어지는 것은 인물에 온전히 몰입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인물에 몰입했다는 것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분석과 상황에 대한 상상력 그리고 인물-배우의 정서적 결합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객들은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가 아닌 인물 그 자체를 만날 수 있기에 양질의 연기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엔 오류가 존재한다. 극소수의 상황을 제외하고선 대다수는 인물과의 삶과는 다른 삶을 살아왔을 것이고 극한의 상황(살인, 중상, 사고, 범죄 등)을 겪어보진 않았을 것이다. 하물며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비슷한 상황이지 정확히 일치하는 과정을 겪었기는 매우 드물다. 그렇기에 정서적 일치에는 여러 제약이 존재한다. 그리고 배우 본인도 모르게 되어진다면 인물의 상태를 놓치고 배우 자체가 흥분하게 되어 제어가 불가능할 수 있기에 다소 위험하고 조심스러운 상태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인물과 배우 사이의 간극은 존재한다는 말이 이러한 상황도 존재하기에 언급되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앞서 말했듯이, 나도 모르게 되어짐을 겪었을 때 배우인 나의 의식이 움직이는 것이 아닌, 인물이 움직이고 배우는 이끌려진다고 느꼈다. 나의 경험을 떠올리면 문득 궁금해진다. 연극, 영화계에서 고점에 서 있는 배우들도 자신도 모르게 되어진 경험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되어졌을 때와 그 이후의 느낌과 감각은 어떠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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