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연극적인 순간
(이 질문은 배우 김신록, 《배우와 배우가》(2023)에서 인용했습니다.) 연기자들에게 가장 연극적인 순간이 언제인지 물어보면 대부분은 인물의 감정이나 전개가 절정에 달했을 때를 선택한다. 혹은 인물의 배치와 움직임이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보이는 순간. 즉, 정확한 약속이 이루어진 순간을 연극적인 순간이라고들 한다. 나도 물론 이 말들에 동의하고 공감한다. (연극, 뮤지컬 등 무대예술을 포함하여)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연극 속의 연극적인 순간은 ‘커튼콜’이다. 짧게는 수십 분, 길게는 몇 시간을 공연하는 배우들은 자신을 보러 와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리는 커튼콜을 통해 인물의 형태만 간직한 채 잠시나마 배우로서 관객을 맞이한다. 이 짧다면 짧은 순간에 배우는 자신만의 인사법으로, 관객은 박수갈채를 통해 서로에게 인사하고 고마움을 전한다. 이 순간 누군가는 해맑게 웃기도 하며 누군가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는 단순히 관객만이 아닌 배우도 마찬가지이다. 배우도 관객도 결국 같은 사람이다. 자신에게 열광하는 관객에게 감동하기도 하고, 배우의 열연에 감동받아 존경과 벅차오름을 느끼는 관객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매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배우들도 무대에서 공연을 끝낸 후 실시간으로 제공받는 관객의 에너지는 매번 새롭다고 한다. 이러한 에너지가 있기에 무대예술을 떠나지 않는 이들도 존재할 것이다. 나 또한 공연이 끝난 후 느껴지는 에너지를 제공받으면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하기도 하며 관객의 일원이 되어 에너지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주고받음이 어쩌면 무대예술을 이끄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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