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인물이란 뭘까
(이 질문은 배우 김신록, 《배우와 배우가》(2023)에서 인용했습니다.) 연구와 관찰의 대상, 만들어 나가야 할 존재, 어쩌면 프랑켄슈타인처럼 창조하여 끊임없이 살과 삶을 이어 붙여줘야 하는 존재가 아닐까 한다. 당장 어제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관람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영화 속 괴물이야말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새로운 생명을 창조하고 무의 상태에서 유의 것에서 조금씩 떼어다가 또 다른 유를 만들었다. 이처럼 인물도 2D와 글 속 존재를 입체화하고 구체화하여 3D의 존재로 만들어 배우는 관객 앞에서 인물을 표현해야 한다. 그렇다면, 정말 인물은 무엇일까. 그것을 알기 전에 배우란 무엇일까. 그리고 이전에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를 알아야 배우인 나를 알고 나아가 배우인 내가 연기하는 인물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연구하는 것이 뭐가 어렵겠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 나도 그랬었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많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부모님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 본인을 알아가는 일은 매우 어려운 것이었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은 여러분의 생각대로 어렵지 않다. 아니,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본인의 인적사항을 먼저 적고 본인의 외형적 특징을 먼저 나열해본다. 그리고 점점 안으로 더 깊게 나를 조사해보고 기록해라. 그러면 진짜 나의 모습을 알 수 있다. 그다음은 배우로서의 나. 단순히 장단점을 나열할 수도 있고 더 세밀하게 들어가서 배우와 본인의 공통-차이점을 파악해보아라. 의외로 많은 것들이 다를 것이다. 이 기초 작업을 끝마치면 인물을 분석해본다. 인물에 대한 분석을 어느 정도 끝내면 나와 인물, 배우와 인물을 비교 분석해본다. 인물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나열하느라 샛길로 들어섰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사람마다 견해는 다르지만, 개인적으론 누군가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췌장암 3기의 삶을 겪었던 누군가일 수도, 매일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열차승무원 삶을 살아가는 누군가일 수도, 미래에 어느 회사에 취직해있을 누군가의 삶이 될 수 있다. 특히, 정말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나, 인물은 영사기와도 같다. 누군가의 인생 전체를 비출 수도 있지만, 누군가의 삶의 일부를 떼어내어 갖다 붙여 이를 관객에게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최근 영화 ‘세계의 주인’을 관람했다. 극 중 주인공은 가정 성폭행의 피해자였다. 피해의 범위와 관계는 다르지만 영화를 관람하는 누군가는 피해자였거나 가해자였을 수 있다(가해자이면 부끄러운 줄 알았으면 한다). 이처럼 삶을 대변한다는 것은 인물이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도움을 제공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인물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는 것이다. 연극의 재미난 요소 중 하나는, 공연이 지속됨에 따라서 배우는 인물을 더욱 발전시켜서 가져온다. 물론 누군가는 일정하게 끌고 갈 수 있으나, 누군가는 공연 중에도 끊임없이 인물을 분석하고 고민하고 발전시킨다. 이것이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지만, 인물을 대하는 태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은 엄청난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다. 나름 괜찮았던 인물의 생각 흐름이 분석 한 번으로 완전히 다른 인물로 변하여 다른 배우들, 제작자들 심지어 관객들에게도 이질감이 느껴지게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조건 연출과 다른 배우들에게 물어보고 상의를 해보아라. 그렇지 않다면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인물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인물이 왜 중요한지 나열하다 보니 글이 길어졌다. 그만큼 인물은 중요하고 오죽하면 인물 분석 방법과 관련된 다양한 책과 논문이 존재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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