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말의 해체와 해석
2025.12.17 수요일 (이 질문은 배우 김신록, 《배우와 배우가》(2023)에서 인용했습니다.) 인물을 재창조(해석)했다면 이제는 인물의 말을 재해석할 차례이다. 인간은 언어적 표현과 비언어적 표현으로 상대방에게, 청중에게,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표현한다. 여기서 비율은 대략 7:3이라고 한다. 언어를 사용하는 우리는 놀랍게도 비언어적 표현에 7, 언어적 표현에 3을 소모한다. 그리고 이들이 융합되면 우리는 말하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말을 해체한다는 말은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를 해체할 수도 있고 우리의 행동과 표정을 해체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들 인물을 연기할 때 그 인물만의 표정, 손짓, 특징, 말투, 여러 특정한 행동을 찾으려고 한다. 맞다.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특정 행동과 표현을 찾는다고 한들, 과연 이러한 비언어적 표현이 본인이 외우고 연습했던 말과 어울리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대사에 걸맞는 행동이냐는 것이다. 그렇다고 대사와 행동이 일치되어야 한다는 것에 국한되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관객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던지, 아무런 의미와 의도 없이 움직이는 몸을 대상으로 하는 말이다. 일상에서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 다른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보라. 그럼 그들은 자신의 말을 최대한 알아듣기 쉽도록 다양한 표정, 몸짓, 손짓, 말의 변화(톤, 음량, 의성어 등)를 사용한다. 근데 연기한다는 인식이 들어서고 연습실, 무대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연기한다”라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혹은 본인이 스스로 느끼기도 한다. 단지 연기한다는 인식만 들어왔을 뿐인데 말이다. 긴장이나 어색함 등의 문제도 존재하겠으나, 추가적으로 말이 온전히 해체되고 재결합되지 않은 상태. 즉, 분석과 연구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선수로 예시를 들어보자. 1등, 금메달, 토너먼트 우승을 위해서 그들은 피나는 노력을 하여 본인이 갈망하는 등수를 쟁취하려고 다른 선수들과 경쟁한다. 그리고 더욱이 상대와 부딪히는 경쟁을 하는 선수들은 다른 선수를 분석하고 자신을 분석한다. 즉, 상대의 약점을 찾아 파고들며 자신의 약점은 숨기고 강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더욱이 요즘은 정보화시대이기에 상대의 시합 영상, 데이터 분석 정보, 심지어 행동 모션을 통해 분석하고 연구한다. 여기서 핵심은 분석과 연구이다. 기술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선 더욱이 피지컬은 물론이거니와 지적 능력은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연기라고 해서 다른 것이 존재할까? 전혀 아니다. 대사, 인물, 상대, 상황, 시대적 배경 등 분석하고 연구해야 할 것이 정말 많다. 그리고 말. 언어 분석과 연구는 절대적 필요한 절차이다. 하물며 동물도 본인들만의 언어와 몸짓이 존재한다. 이렇듯 말을 해체하여 재창조해낸다면 우리는 무대 위에서 이를 여실히 표현해내어 관객에게 다양한 감정과 영감을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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