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본인만의 철학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배우 김신록, 《배우와 배우가》(2023)에서 인용했습니다.) 이제 마지막 챕터다! 이 긴긴 책을 정독하고 글을 따라오느라 정말 고생 많았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면서 본인만의 철학을 가지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 있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두루뭉실했던 본인의 배우 방향성을 확고히 다질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고, 인물과 대본을 분석하고 창조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한 명의 조력자를 마련해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의 철학은 2가지로 나누어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인간 이혁호의 철학이며 다른 하나는 배우 이혁호로서의 철학이다. 우선, 인간 이혁호부터 살펴보겠다. 우리는 종종 무언가에 몰두하면 자신의 페이스를 잃기도 하고 섣부른 판단이 과오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어느 일에 있어서든 침착함과 유연함을 위해 “한 걸음만 멀리 떨어져서 바라보기”를 나만의 중심으로 잡고서 살아간다. 때로는 급박하게 흘러가는 상황 속에서 나도 모르게 감정이나 행동이 먼저 뻗어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결과물에 썩 만족스럽다고 느끼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편협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전달할 뿐이었다. 그래서 최전선에 머물러있는 마음을 한 걸음 물러세워 나의 감정과 행동을 촉발시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물이 어떤 것인지 나열해보니 내 자신이 보다 효율적이고 폭 넓은 시야를 갖추게 된 것이다. 물론 아직도 가끔은 한 걸음 앞서는 경향은 존재한다. 그렇다고 너무 물러서서 사고에 사고를 물어버리는 행동은 나를 더욱 괴롭힐 뿐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내가 그러한 사람이기에 숱하게 경험했기 때문이다! 배우 이혁호의 철학은 “즐기기”이다. 다소 넓은 의미에서의 철학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연기에 임할 때의 신념이라고 해야 할까, 단순한 독백 암기부터 공연 참여까지의 모든 과정에 있어서 적용시키는 철학임을 인지해주기 바란다. 내 직업과 일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러나 한국에선 본인의 직업과 일을 그저 의무라고 생각하고 바라보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물론 그들의 의견도 이해는 간다. 본인이 꿈꿔보지 않았던 직업에서 일하고 있을 수 있고 돈, 환경, 관계 등으로 인해 참고 견디며 일하는 분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난 오히려 그들에게서 즐기기를 찾을 수 있다. 본인이 원하지 않은 일이기에 아직 발견되지 못한 그 업무만의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부분은 분명 숨겨져 있어 얼른 본인의 매력을 알아달라고 어필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 여러분들이 그것을 발견한다면, 또 다른 흥미와 재미를 느껴 자신의 직업과 일을 즐기고 그러다 보면 사랑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내 일을 즐기고 사랑한다. 그래서 쉽게 놓지 못하는 것도 있다. 물론 나도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놓아주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기간이 존재한다. 그러나 나의 일을 즐기고 사랑함을 유지하다 보니 어느샌가 동행하게 되어 나의 즐거움을 담당해주고 있다. 어쩌다 보니, 인간 이혁호의 철학과도 이어지는 말이기도 하다. 내 직업과 일을 한 걸음 떨어져 관찰하는 것. 비록 나의 철학을 구구절절 읊어놓는 자리였지만, 자신의 철학을 아직 갖지 못했다면 한 번쯤은 고민해보길 권유하는 진심 어린 마음으로 작성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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